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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

    트위터 @sprout_commi님의 커미션 더보기 안녕하세요 히메. 그간 안녕히 지내셨길 바라요. 이 봄이 지나도 제 곁에 머문다는 말은 생각보다 더 크고 벅찬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버거운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긍정적인 감정을 이렇게 가득 느낄 줄 몰랐기에, 그 것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넘쳤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 감정들을 계속 떠올리고 있노라면 어느 샌가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고이는 것이 꼭, 처음 사랑고백을 받고 울어버리는 소녀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스스로를 소녀에 비하기에는 너무 자랐을까요? 여전히 풋풋함을 마음 속에 품고 있으니, 소녀의 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신을 꼭 보내고 싶었는데, 일이 바빠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지금이 되었습니다. ..

    2021.04.01

    Epistula🖊️

    장미

    트위터 @sprout_commi님의 커미션 더보기 안녕하세요 히메. 답신을 보낸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리도 지체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불안하거나 초조한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언제까지고 제 곁을 지켜주겠다 약조해주셨던 것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히메는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설령 제 빛이 변질되더라도, 저와 함께 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근황부터 전달드리고 싶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주일 새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올바르다고 굳게 믿었던 것이 사실은 허황된 것을 좇는 모습을 곱게 포장한 것은 아닐까…. 이러한 고민이 쌓이고 쌓여 조만간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 이 불완전하고 위태로운 생각들 속에서 헤엄치다보..

    2021.04.01

    Epistula🖊️

    그대의 봄을 기다리며.

    트위터 @sprout_commi님의 커미션 꽃은 덧없는 존재라지. 오늘 아침 세상에 피어난 꽃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 이른 아침이 아니었음에도 바깥이 이상하리만치 고요하여 보니, 막 틔울 준비를 하던 풀도 허공에 메아리치던 사람들의 말소리도 전부 눈꽃에 뒤덮여 있더구나. 그러다 불어온 미풍에 눈꽃이 거의 시들었을 즈음, 세상은 다시 활기를 찾았지. 그 덕에, 봄이 오고 있음을 여실히 느꼈다. 오늘 피어난 여리고 약한 눈꽃은 전부, 떠나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세상이 고하는 화려하고도 쓸쓸한 작별 인사라고. ...그에 이 몸은 덧없음을 잠시 느꼈다. 꽃잎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눈꽃을 바라보며, 첫눈이 오던 날의 세상을 떠올렸기에. 그때 사람들은 새하얗고 포근한 눈밭에 큰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지. ‘..

    2021.04.01

    Epistula🖊️

    겨울

    트위터 @sd_cmsA님의 커미션 더보기 그간 안녕하셨나요.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게 어여쁜 꽃을 받게되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꽃잎이 흐드러지는 모양새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당신이 저를 생각하며 그 고운 두 손으로 동봉하였을 것이라 생각하니 유독 마음이 벅차오르는 느낌입니다. 언제나 저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에 감사를 먼저 표합니다. 제게 희망이 스며드는 이유는 히메가 언제나 함께해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회신이 늦어져 히메가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을지, 시간을 흐르는 대로 흘려보내면서도 종종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을 조금 많이 들여서라도… 전하고 싶었던 마음을 오롯이 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엉망으로 써내려가는 늦은 회신이지만 부디..

    2020.10.17

    Epistula🖊️

    연꽃상사화

    트위터 @sd_cmsA님의 커미션 어디를 그리도 급히 가는 것일련지, 하늘에 높게 걸렸던 태양이 몸을 아래로 물리는 것도 이제 금방이더랬다. 찬찬한 안식이 길어지는 것을 보아가면 이제 밤이 낮을 덮고 위상을 뽐낼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하오면 여름은 기어이 끝무렵에 다다른 모양이구나. 하여 짧은 씁쓸함과 함께, 지금은 진실로 가을이다. 저만치에는 연꽃상사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더구나. 예로부터 상사화는 가을을 알리는 꽃이라 여겨지지는 것이 아니었더냐. 하물며 그중 연꽃상사화는 유달리 그 향기가 은은하고 다채로운데, 하니 그 작은 존재 한 줄기가 그렇게 달가울 수가 없다. 분홍색과 연보라색이 색색이 어우러진 모습을 내 어여삐 여기어, 그중 가장 풍채 곱고 아름다우며 향기로운 것을 골라 동봉해 보마. 마침 ..

    2020.09.21

    Epistula🖊️

    작은 빛이여

    트위터 @sd_cmsA님의 커미션 그래, 작은 빛이여. 그동안 날이 많이 여물었더구나. 공기가 찬 것이 서늘한 바람이 살갗을 에던 것이 바로 엊그제라 여겼건만 이곳도 어느덧 소서에 접어든 모양이다. 소서가 지나면 대서가 올 것이고 대서의 후에는 입추가, 입추의 마무리에 가을이 저물고 나서면 마지막으로 떨어진 나뭇잎들이 겨울을 알리겠구나. 겨울의 끝에 다시 필 꽃들이 여즉 그립다. 이 그리움을, 꽃향기가 만연할 봄을 그대에게도 이야기해 본다. 이 사념들이 달리 괘념치 않고 그대에게도 닿기만을 염원한다. 반면 무수한 사념을 헤치고 겨울의 끝에서 세상을 맞이할 화향을 떠올려 보자면 그 뒤를 이어 갖은 희망들이 저를 드러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희망의 그 파편들은 모두 그대를 향한 것들이라 하겠다. 저 상서로..

    2020.08.02

    Epist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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